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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느슨한 태도로, ‘길티스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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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이주연(산책방), zuyeon_loves_you@naver.com - 포토그래퍼 유창현, 곽도영

Q: 대표님은 매입을 해외에서 해오고 있죠. 처음에는 미국에서 하시다가 환율이 높아져서 요즘은 유럽 위주로 하고 계신다고요. 해외에서 매입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나 공부하면 좋을 부분이 있을까요?

첫째도 환율 둘째도 환율이에요.
지금 달러는 20%, 유로는 10% 이상이 비싸진 상황이에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제 수익률이 25~30% 정도거든요. 근데 단가가 20% 비싸진다는 건 15%는 손해를 보면서 시작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환율 변화가 관건이죠.

Q: 여러 나라에서 매입하고 있는 만큼 체크하는 지점도 다를 것 같아요.

확고한 규칙은 없지만 컨템포러리 브랜드 제품은 겨울에 판매하고 스트리트웨어는 여름 위주로 판매해요. 그렇게 해야 수익을 낼 수 있거든요.
저는 확실히 스트리트웨어에 집중하는 편인데요, 컨템포러리 브랜드 제품은 많이 남지만 수량을 많이 들일 수 없기 때문에 저한테는 그리 매력적인 분야는 아니에요.
아무리 많이 가지고 와도 패딩 100장 정도인데, 이 수량으로 큰 수익을 내기가 어렵거든요. 한 달로 보면 수익이 크겠지만 분산 판매를 한다고 하면 아쉽죠.
반면 스트리트웨어, 예를 들어 아디다스나 아식스를 판매한다고 하면 들일 수 있는 수량이 훨씬 많아요. 비교도 안 되죠.
아이템만 잘 고른다면 거래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유리해요. 수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거래량이 많으니까 지속적으로 거래한다는 걸 염두에 두면 스트리트웨어나 신발 쪽이 저한텐 더 잘 맞아요.

Q: 타이밍, 안목, 어느 정도의 운… 여러 요소가 맞물려야 하는 일 같은데요. 초보 판매자에게 조언해 주신다면요?

이제 막 시작하셨다면 대량 구매는 추천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다양한 품목을 얕고 넓게 살펴보는 게 유용할 거예요. 소량으로 여러 품목을 다뤄보는 거죠.
자본이 많다면 상관없지만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그렇지 않을 테니 우선은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할인이 들어가는 시기를 노려 일단은 얕고 넓게 여러 품목을 다루어 보세요. 그러면서 거래량이 늘고,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겠다 싶은 분야가 생겼을 때, 무엇보다 여유 자금이 생겼을 때 대량 구매를 하시는 게 좋아요.

Q: 전체적인 흐름보단 개개인의 컨디션과 상황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요. ‘당장 판매업을 시작하기보다는 부업부터 해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 같고요.

제 추천으로 얼마 전부터 부업으로 판매 사업을 병행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도 바로 판매업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얕고 넓게 접근하는 걸로 시작해 보고 있어요.
조금씩 판매업을 살펴보다가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할인 시즌이 오면 한 번씩 크게 진행도 해보고요.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조금씩 판매업을 경험하길 권하고 싶어요.
그러다 자리를 잡고 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메인 분야를 정해서 깊게 파고드는 방식이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해요.

Q: ‘얕고 넓게 파고들 수 있는’ 루트가 있을 것 같아요. 정보를 나눠주실 수 있나요?

유럽 사이트는 소량 구매하면 배송비 때문에 메리트 있는 품목이 많지 않아요. 찾아보면 분명히 있긴 할 텐데요, 수고를 들여서 소량 구매를 했는데 배송비, 관부가세로 다 나가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어서 아쉽죠.
그럴 땐 미국 사이트를 살펴보길 추천해 드려요. 40~50% 할인하는 숍이 있는데 초보자가 접근하기엔 그런 사이트가 가장 좋다고 봐요.
보통 해외는 시차 때문에 새벽에 할인이 시작되는데 사이트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파악하고 그 시간대에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죠.

Q: 해외에서 구매하려면 시차도 무시할 수 없겠네요. 대표님 하루 루틴은 어때요?

저는 보통 낮 2시에 일어나서 밤까지는 개인 일정을 치러요. 밥 먹고, 운동하고, 씻고…. 그러다 10시쯤 사무실에 들어가서 택배 포장을 시작하죠.
발주 낸 거 결제도 하고, 관계자랑 이야기하는 시간도 두고요. 거래를 하고 나면 새벽 4~5시쯤 집에 들어가서 씻고 자는데 한 번씩 신발이 500~1,000족씩 들어올 때가 있어요.
물건을 해체하고 하나씩 사진을 찍으면서 수량을 확인해야 하므로 이런 날엔 일하는 시간이 좀 길어져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바쁜 주간이 있고 대체로 루틴화된 일상을 편하게 보내는 편이에요.

Q: 마진이 적고 많이 파는 것보다는 마진을 많이 남기고 적게 파는 쪽을 선택한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그쪽을 선호하는 거지, 그쪽만 하면 안 돼요. 두 쪽 다 해야만 해요. 마진이 높고 거래량이 적으면 스노볼이 절대로 굴러가지 않아요. 돈이 돌면서 또 다른 품목을 들이고, 거기서 또 이익을 얻으며 매출이 생기는 건데 판매량이 저조하면 돈이 돌 수가 없거든요.
거래량이 적은데 수익이 높은 건 적금처럼 여기고, 거래량이 많고 수익률이 적은 걸로 돈을 회전시키는 거죠.
그러다 지금 거래량이 적은 재고는 묵혀두면서 타이밍에 맞춰 하나씩 판매를 기대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여유 자금이 되거든요.

Q: 나름대로 분산 투자를 하는 거군요. 관심 없는 품목으로 판매업을 시작하면 안 된다는 조언도 해주셨어요. 초보 사업자가 잘 다룰 수 있는 품목을 알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만 다뤄요.
저는 관심이 없지만 대중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몇 번 판매해 보기도 했는데 왠지 마음이 안 가더라고요. 일단 제가 좋아하지 않으니까 눈에 잘 안 띄기도 하고 신경도 덜 쓰게 돼요. 판
매할 물건은 확실하게 정하고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으로 판매를 시작하라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요. 그러지 않으면 진입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여러 콘텐츠에서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와는 능력치가 달라서 차이가 나는 걸 수도 있지만 좋아하지 않는 것에선 큰 수익을 내기가 비교적 어렵다고 봐요.

Q: 유튜브 출연하신 영상을 보면서 그 점이 눈에 띄었어요. 누구나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뉘앙스가 아니라 '이렇게는 진입하지 마세요.'라는 금기 사항을 이야기하거나 '부업으로부터 시작하세요.' 하는 등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

판매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지속성을 가지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어느 한 품목에 관심이 있는 분, 혹은 마음 동요가 크게 없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시세가 떨어져도 '그런가 보다.' 하고, 올라도 '그런가 보다.' 할 수 있는 분들이요.
가령 100족 신발을 샀다고 하면 10족 정도 마진을 크게 남기면서 판매했다고 해도 어느 순간 내가 매입해 온 금액까지 떨어지게 되거든요. 그때 손해 보는 게 무서워서 못 버티고 원가 혹은 그 이하로 팔아버리는 분들은 오래 해나가기가 어려워요. 그럴 때 '적금인가 보다.' 생각하면서 나중에 금액이 오를 때를 생각하며 묵혀두는 인내심이 필요해요.
가장 중요한 건 좋아하는 브랜드나 관심 있는 품목이 있는 분, 그리고 그보다 유리한 건 기본 자금이 많은 분. 무엇보다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분!

Q: 어떻게 보면 필요한 건 긍정적인 마인드겠네요.

사실 저는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고 살지 않거든요.
금액이 괜찮아서 대량으로 사둔 제품이 꾸준하게 팔리다가 거래가 멈춘 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물건들을 모아뒀어요.
그랬더니 어느 날 11~12만 원에 거래되던 제품이 20만 원 이상 올라서 이윤을 많이 남기고 팔 수 있었죠. 거래량이 받쳐 주는 제품들은 어쨌든 결국엔 올라요. 그래서 편안하게 마음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골치 아픈 경우는 거래량도 없는데 시세도 안 좋은 경우예요. 그건 저처럼 속 편한 사람도 속상한 경우인데요. 이런 경험을 해나가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비워질 수밖에 없어요. 일일이 하나하나 따져봤자 스트레스받고, 저만 손해거든요.

Q: 판매하는 방식은 판매자마다 다를 텐데, 대표님은 계절성 아이템은 선호하지 않으신다고요.

네. 취급을 하긴 하는데, 적극적으로 계절성을 파고들진 않아요.
수익으로 따지면 패딩 같은 게 가장 많이 남거든요. 그런데 메인으로 삼지 않는 건, 예를 들어 시즌별로 나오는 브랜드 맨투맨이 있다고 해볼게요. 2023년 시즌과 2024년 시즌이 아무리 미세한 차이여도 전년도 물건은 안 팔리는 법이거든요.
보통 발매가 시작되기 4~5개월 전에 프리오더를 받는데요. 시즌 때 한창 물건이 나가다가 시즌이 끝나고 판매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턴 수익이 별로 안 남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재고가 될 가능성이 커요.
맨투맨을 팔아서 천만 원을 벌었는데 재고로 50장이 묶였다면… 사실 돈을 번 거라고 볼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팔리기 전에 많이 사두는 걸 선호하진 않아요. 신발은 300~400족을 사두어도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거래량이 있지만 패딩 같은 경우엔 많이 사들일 경우 해를 넘어가야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고민하는 편이죠.

Q: 대표님이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솔직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어요. "전보다 매출 올리기가 확실히 힘들어졌다."라고 하시던데, 이런 흐름에서도 판매업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시는지 궁금해요.

기본적으로 매출은 올리기 정말 쉬운데 수익을 내긴 어려워요.
사실 아이템 금액대로만 보면 겨울이 수익을 낼 만한 제품이 훨씬 많아요. 그래서 만약 판매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겨울 아이템으로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여름 블랙 프라이데이를 노려서 겨울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를 겨울에 시작하는 루트도 좋은 접근 방법이죠. 여름은 기존 사업자에게도 치열한 경쟁의 계절이에요.
그렇지만 이 시장이라는 게 노리면 빈틈은 반드시 있거든요. 자본이 많은 사업자가 유행하는 아이템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건 쉽지만, 비교적 저렴한 라인에서 이제 막 유행하기 시작하는 걸 세심하게 알아보기는 힘들 수 있어요.
초보 사업자라면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이제 막 트렌드를 타는 제품 위주로 찾아보고 매입한다면 승산은 있을 거예요. 할인 시즌을 활용해서 여름 아이템은 겨울에, 겨울 아이템은 여름에 미리 공수하는 것도 방법일 거고요.

Q: 끝으로, 대표님이 정리하는 KREAM에 관해 들어볼게요. "길티스에게 KREAM은 ◯◯◯◯이다."를 채워주세요.

길티스에게 KREAM은 [생명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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